작가노트
“ ‘나’는 물 웅덩이, ‘인연’은 던져진 조약돌 하나,
그리고 ‘우리’가 조우한 이 상황은 물의 파란이다. ”
잠잠한 물웅덩이에 돌 하나가 던져진다. 사방으로 물이 튀고 일렁이고 수면 아래 깊이 파장이 일어, 한바탕 만들어진 파란은 이내 잦아들다 곧 고요해진다. 우리가 마주하는 인연도 그렇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마주하고, 고요했던 마음에 감정을 일으키고, 나를 한껏 흔들어 놓다가도 어느 순간 홀연히 나를 떠나간다. 나의 마음은 돌 하나가 일으킨 파장의 잔재 속에서 돌 하나를 품은 채 다시 잠잠해진다.
인연이란 마치 고요한 물웅덩이에 돌 하나를 던져넣어 만들어진 물결의 파란과 같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 던져져 사방으로 튀어나간 물의 잔재는 나의 내면의 고요함을 흔든다.
나는 이러한 예측할 수 없는 인연과의 조우를 유기적인 조형, 또는 계산되지 않은 다수의 청화 붓터치로 표현한다. 나의 조형은 물방울이 연상되는 항아리와 물의 파장을 담은 상단부의 조형으로 이뤄진다. 전적으로 계산되지 않은 직관에 의한 작업의 연속 속에서, 나는 하나의 인연을 하나의 도자기에 담아낸다는 마음으로 도자기를 빚는다.